1. 들어가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6. 1. 29. 하도급, 유통, 대리점, 가맹 분야에서 발생하는 소위 ‘숨어있는 불공정 관행’을 보다 효과적으로 적발하고 시정하기 위한 「익명제보센터 운영 강화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방안은 지난 2025. 12. 19. 진행된 공정위 업무보고에서 “거래 단절 등의 우려로 신고가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제보를 익명성을 보호하면서 포괄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구체화한 것입니다. 그간 업계에서는 원사업자나 가맹본부 등의 보복 조치가 두려워 법 위반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보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불공정 거래 관행이 고착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제보자의 익명성을 기술적·제도적으로 최대한 보장하는 한편,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관련 인력을 증원함으로써 익명제보를 단서로 한 직권조사를 대폭 늘릴 것으로 예견되는바, 기업들로서는 향후 강화될 공정위의 감시망과 법 집행 기조에 대비하여 내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공정위가 발표한 익명제보센터 운영 강화방안의 세부 내용과 그에 따른 시사점에 대하여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추진 배경
하도급 및 가맹·유통 분야의 거래는 원사업자나 가맹본부와 같은 ‘갑’의 지위에 있는 사업자가 계약의 갱신권이나 물량 배정권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비대칭성으로 인해 수급사업자나 가맹점주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를 당하더라도 이를 외부에 알리는 순간 ‘거래 단절’ 등의 보복을 당할 것을 우려하게 되고, 이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숨어있는 불공정 관행’이 지속되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익명제보센터는 작성자의 IP 주소도 남기지 않는 등 기술적 보안을 유지해 왔으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거래 품목, 계약 시점, 단가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피제보기업이 제보자를 추정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었기에 실제 활용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3. 주요 운영 강화방안
가. 조사 범위와 방식의 확대
공정위는 향후 특정 기업에 대한 익명제보가 접수되면 해당 기업에 한정하지 않고, 해당 업종이나 분야 전반의 유사 사례에 대해 실태조사나 설문조사 등 포괄적인 점검을 실시하기로 하였습니다.
예컨대, 특정 가맹본부의 불공정 행위 제보가 있다면, 공정위는 해당 가맹본부 뿐만 아니라 그와 유사한 영업 방식을 가진 외식업계 가맹본부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 점검에 나서는 방식으로, 실제 공정위는 최근 가맹본부의 고금리 대부업 불공정 관행 제보를 받은 후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점검을 확대하여 추가적인 의심 사례를 적발한 바 있습니다.
이 경우 외형상 직권조사와 같은 형태로 조사가 진행되므로 피제보기업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보로 인해 조사를 받는지, 아니면 업계 전반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 대상이 된 것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공정위는 이를 통해 제보자의 신원을 더욱 철저히 보호하고 자발적인 제보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나. 조사 절차의 신속화 및 처리 주기 단축
불공정거래 행위는 발생 초기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중소 사업자의 폐업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고려해 공정위는 제보 접수 후 조사 필요성 여부를 검토하는 주기를 기존 ‘1개월 단위’에서 ‘2주 단위’ 대폭 단축하여 익명제보를 신속히 처리할 예정임을 밝혔습니다.

다. 전담 조직 확대 및 관리 체계 격상
공정위는 익명 제보 처리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조직과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기로 하였습니다. 기존에는 하도급, 유통 등 각 분야별로 단 1명의 담당자가 제보 분석 업무를 수행해 왔으나, 향후 조직 개편을 통해 각 분야별로 최대 5인 규모의 ‘익명제보 전담조사팀’을 별도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전담 인력이 5배로 늘어나는 만큼, 과거 인력 부족으로 처리하지 못했던 많은 제보들이 실제 직권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또한, 기존 국장급에서 담당하던 관리 책임을 ‘조사관리관’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익명제보 관리 체계를 격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익명제보를 단순한 참고 자료가 아닌, 공정위의 핵심 조사 자원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4. 내부 감시체계 연계 방침
한편 공정위는 익명제보센터 강화와 더불어 중소기업중앙회, 벤처기업협회 등 중소기업 유관 단체 및 전문건설협회 등 수급사업자 단체들과도 긴밀히 소통하여 불공정거래 관련 정보수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감시관, 가맹 분야 옴부즈만, 유통 분야 옴부즈만 등 업계 내부 감시체계를 연계하여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5. 시사점
이번 공정위의 발표는 조직 개편을 통한 조사 인력의 대대적 확충과 연계되어 있어, 향후 하도급·유통 등 분야 전반에 대한 직권조사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기업으로서는 ① 대금의 기한 내 지급 및 법정 지연이자의 정확한 정산 여부, ② 하도급 대금 연동제 준수 여부, ③ 단가의 부당 인하 내지 감액 여부, ④ 부당 특약의 존부, ⑤ 지급의무 이행 여부 등 주요 불공정행위 유형에 대한 사전적 점검 및 내부 컴플라이언스 정비를 통해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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