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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유) 린 강민구 변호사
"내가 평생 힘들게 번 돈에 이미 소득세를 다 냈는데, 죽으면 또 50%를 내야 한다고요? 차라리 해외로 나가는 게 낫지 않을까요?"
최근 들어 이런 질문을 담은 상담 요청이 부쩍 늘었다. 국내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에 달하는 상황에서, 해외 이주를 통해 상속세 부담을 줄이려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2~3회씩 관련 상담이 이어질 정도였다. 미국과 이란 간 분쟁 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최근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정세가 안정되면 이러한 수요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외 이주를 하면 상속세를 안 내도 된다"는 생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맞지 않다. 세법적으로 비거주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만 절세 효과가 생기는데, 이 판단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 거주자냐, 비거주자냐—그것이 핵심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사망한 자)이 국내 거주자인 경우에는 국내외 모든 재산에 대해 상속세가 부과된다. 반면 비거주자라면 국내 재산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따라서 해외로 이주하여 비거주자가 된 상태에서 국외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에는 국내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는 간단하다. 해외에 이주하고 국외 재산을 남기면 상속세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거주자로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다. 과세관청은 납세자가 스스로 비거주자라고 생각하더라도 거주자로 판단해 상속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원래의 상속세 외에 무신고 가산세(20%)와 납부지연 가산세(연 8% 이상)까지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 183일 규정만 고려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
거주자 판단 기준은 소득세법 제1조의2 및 동법 시행령 제2조에 규정되어 있다.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본다.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분들 대부분은 이 183일 규정을 잘 알고 있다. 국내 체류일수를 183일 미만으로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간과하기 쉬운 것이 '주소' 요건이다. 주소는 체류일수처럼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 법은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재량의 여지가 크다.
예를 들어 보자. 국내에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A씨가 가족 전원과 함께 해외로 이주했다. 국내 체류일수는 183일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부동산은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 중이다. A씨는 비거주자일까, 거주자일까?
A씨 입장에서는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모두 해외에 있으니 비거주자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의 대부분이 국내에 있고, 그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생활한다면 과세관청은 A씨를 국내 거주자로 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처럼 양쪽 국가의 거주자로 동시에 판단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 해외 이주 전, 반드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해외 이주가 상속세 절감으로 이어지려면, 세법상 비거주자로 명확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단순히 어디에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생활의 실질적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문제다.
만약 비거주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해외 이주를 진행한다면, 상속세를 피하려다 오히려 가산세까지 더해진 더 큰 세금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또한 해외 이주로 국내에 축적된 부가 해외로 유출되면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해외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주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①비거주자 해당 여부 ②이주 대상국과의 조세조약 적용 가능성 ③국내 보유 자산 처분 또는 유지 계획에 따른 세무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준비 없는 이주는 절세가 아니라 세무 위험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관련기사는 아래 원문을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경로앤비즈
원문보기▼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5134180i
최근 들어 이런 질문을 담은 상담 요청이 부쩍 늘었다. 국내 상속세 최고 세율이 50%에 달하는 상황에서, 해외 이주를 통해 상속세 부담을 줄이려는 분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2~3회씩 관련 상담이 이어질 정도였다. 미국과 이란 간 분쟁 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최근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정세가 안정되면 이러한 수요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외 이주를 하면 상속세를 안 내도 된다"는 생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맞지 않다. 세법적으로 비거주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만 절세 효과가 생기는데, 이 판단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 거주자냐, 비거주자냐—그것이 핵심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피상속인(사망한 자)이 국내 거주자인 경우에는 국내외 모든 재산에 대해 상속세가 부과된다. 반면 비거주자라면 국내 재산에 대해서만 과세된다. 따라서 해외로 이주하여 비거주자가 된 상태에서 국외 재산을 상속하는 경우에는 국내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론적으로는 간단하다. 해외에 이주하고 국외 재산을 남기면 상속세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비거주자로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다. 과세관청은 납세자가 스스로 비거주자라고 생각하더라도 거주자로 판단해 상속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원래의 상속세 외에 무신고 가산세(20%)와 납부지연 가산세(연 8% 이상)까지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 183일 규정만 고려하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
거주자 판단 기준은 소득세법 제1조의2 및 동법 시행령 제2조에 규정되어 있다.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의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본다. 해외 이주를 고려하는 분들 대부분은 이 183일 규정을 잘 알고 있다. 국내 체류일수를 183일 미만으로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간과하기 쉬운 것이 '주소' 요건이다. 주소는 체류일수처럼 숫자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 법은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당히 추상적이고 재량의 여지가 크다.
예를 들어 보자. 국내에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A씨가 가족 전원과 함께 해외로 이주했다. 국내 체류일수는 183일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부동산은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 중이다. A씨는 비거주자일까, 거주자일까?
A씨 입장에서는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 모두 해외에 있으니 비거주자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의 대부분이 국내에 있고, 그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생활한다면 과세관청은 A씨를 국내 거주자로 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처럼 양쪽 국가의 거주자로 동시에 판단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 해외 이주 전, 반드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해외 이주가 상속세 절감으로 이어지려면, 세법상 비거주자로 명확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은 단순히 어디에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와 생활의 실질적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를 종합적으로 따지는 문제다.
만약 비거주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해외 이주를 진행한다면, 상속세를 피하려다 오히려 가산세까지 더해진 더 큰 세금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 또한 해외 이주로 국내에 축적된 부가 해외로 유출되면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해외 이주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주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①비거주자 해당 여부 ②이주 대상국과의 조세조약 적용 가능성 ③국내 보유 자산 처분 또는 유지 계획에 따른 세무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준비 없는 이주는 절세가 아니라 세무 위험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관련기사는 아래 원문을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한경로앤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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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5134180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