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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현재, 총 시가총액이 약 2.5조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디지털 자산 시장의 규제 환경은 각국의 입법 속도와 정책적 우선순위에 따라 뚜렷한 구조적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디지털 자산을 기존 금융 체계에 편입시키는 동시에 달러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이른바 '크립토 3법'의 입법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2025년 7월 GENIUS Act가 미 의회를 통과한 이후, 이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고, 그동안 입법이 지연되고 있던 CLARITY Act의 상하원 타협안이 5월 14일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또한, 연준(Fed)의 CBDC 발행 권한을 제한하는 '반(反) CBDC 감시국가법' 역시 하원 본회의를 단독 통과한 이후, 최근 상원에서는 대규모 주택법안(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의 수정안 형태로 통합 발의되어 입법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아울러 2026년 3월 SEC와 CFTC가 공동 해석 지침을 발표해 가상자산의 유형별 증권성 판단에 관한 연방 증권법의 적용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2026년 1월 토큰증권(STO)의 제도화를 위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7년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가상자산 시장 규제의 핵심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고 범죄 이력 등을 심사하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 강화'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입법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에 본 Tech Legal Insights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최신 입법 동향과 규제 당국의 행정 지침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상자산 사업자(VASP) 및 금융기관이 급변하는 규제 환경 속에서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미국의 크립토(Crypto) 3법 입법 경과 및 통합 규제 프레임워크
미국 연방 의회와 행정부는 디지털 자산에 대해 국가 안보 및 금융 지배력 강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 중심의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여 미국 국채에 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국가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그동안 비판을 받아온 사후 적발 위주의 “집행에 의한 규제(Regulation by Enforcement)”에서 벗어나 포괄적 입법을 통해 시장 전반의 명확한 규율 체계를 확립하려는 기조가 핵심적인 정책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1. GENIUS Act의 제정 및 규제 이행 현황
2025년 7월 18일 서명 및 발효된 GENIUS Act(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포괄적 규율 체계를 수립한 최초의 법률로서, 스테이블코인을 지급 및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거나 그렇게 사용되도록 설계된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주체(PPSI, 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s)를 연방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은 보험가입 예치기관(insured depository institution)의 자회사, 연방 차원의 인가를 받은 비은행 연방 적격 발행인, 그리고 주 적격 발행인으로 한정하고 있고, 이들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상환된 스테이블코인 총액 대비 최소 1:1 이상의 비율로 준비금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준비금은 현금 및 만기 93일 이하의 미국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구성해야 하며, 준비금에 대한 담보설정, 재담보, 그리고 모든 형태의 재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경우, 해당 국가의 규제 및 감독체계가 미국과 상응하는(comparable) 수준이고,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등록이 되어 있으며, 미국 내 고객의 유동성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준비금을 미국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 및 제공할 수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동안 미국 주요 금융 규제 당국은 GENIUS Act의 이행을 위한 시행규칙 제정 예고(NPRM, Notice of Proposed Rulemaking)를 발표하고 의견을 수렴해왔으며, 각각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상의 규칙들은 현재 의견 수렴이 마감됨에 따라 향후 최종안 확정 단계를 거쳐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실질적인 표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외 관련 기업들은 이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규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2 CLARITY Act의 타협안 상임위 통과 및 입법 진행 현황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의 구조적 기틀을 마련할 CLARITY Act(Digital Asset Market Clarity Act)는 2025년 7월 하원을 통과한 이후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보상 지급 규정 등을 둘러싼 은행과 가상자산 업계 간의 이견으로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장기간 계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 초, 톰 틸리스(공화당) 의원과 안젤라 알소브룩스(민주당)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의 보유에 따른 이자나 수익 지급은 엄격히 금지하되, 결제나 송금 등의 실제 사용 행위(bona fide activities)에 기반한 보상은 허용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타협안을 도출했습니다. 동 타협안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보상을 산정할 때 사용자의 예치 잔액이나 보유기간 등을 참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동시에, 그 보상이 은행 예금 이자와 경제적 또는 기능적으로 동일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둠으로써 가상자산 업계에는 운영의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전통 금융권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타협안을 바탕으로 미국 상원 은행·주택·도시위원회는 2026년 5월 14일, 찬성 15표, 반대 9표로 동 법안(수정안)을 공식 통과시켰습니다. 상임위 승인에 따라 이르면 올해 7월 중 상원 본회의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미국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 등 5개 주요 은행권 단체가 해당 타협안에 대해 여전히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본회의 최종 통과까지는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본회의 표결 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선제적인 컴플라이언스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1.3 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입법 현황
미국 규제 체계의 또 다른 핵심 축은 국가 주도의 디지털 통화 시스템 구축을 법적으로 차단하여 민간 생태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데 있으며, 그 중심에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 금지법인 '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가 있습니다. 이 법안의 원안은 연방준비은행이 개인을 대상으로 직접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개인을 대신해 계좌를 유지하는 행위, 그리고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를 시험, 연구, 개발 또는 도입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중앙은행에 과도한 금융 데이터가 집중되는 것을 막고 개인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습니다.
최근 미 의회 내에서는 해당 금지 조항을 ‘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 등 대규모 패키지 법안의 수정안과 결합하여 영구화하려는 입법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는 미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데,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 재무장관은 CBDC를 잠재적인 금융 감시 도구로 규정하며 현 행정부 하에서 CBDC 발행은 절대 없을 것(NO CBDC)임을 명확히 선언한 바 있습니다. 즉, 정부 주도 디지털 화폐 모델은 원천 차단하되, 민간 발행 디지털 자산 중심의 생태계를 정착시키겠다는 명확한 정책적 방향성이 뚜렷해진 셈입니다. 따라서 국내 금융기관 및 가상자산 사업자들 역시 이러한 미국 행정부·의회의 기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규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4 SEC-CFTC 연방 증권법 적용에 대한 공동 해석 지침 발표
2026년 3월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특정 가장자산 및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 해석 지침(Release 33-11412)'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은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증권, 스테이블코인의 5가지 범주로 분류해 규제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16종의 자산을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ies)'의 예시로 나열하며 이들은 CFTC의 관할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리(separation)' 개념을 도입해, 투자 계약에 따라 거래되었던 가상자산도 특정 소프트웨어 개발 마일스톤의 달성과 같은 발행인의 필수 경영 노력(essential managerial efforts)에 대한 진술 또는 약속이 충족되거나, 발행인이 더이상 그러한 진술 또는 약속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비증권성 상품'으로 지위가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정 ‘자산’과 그 자산이 판매되는 투자 계약이라는 ‘환경’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에게 사업 단계별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규제에 부합하는 사업 모델을 구조화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프로토콜 기반 채굴(mining) 및 스테이킹(staking), 래핑(wrapping) 그리고 에어드롭(airdrop)과 같은 활동을 원칙적으로 증권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이 지침은 가상자산의 분류와 규제 관할에 관한 통일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의회 절차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입법 공백으로 인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 한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현황 및 관련 입법 경과
현재 국내 규제 환경은 전통적인 자본시장 영역의 디지털화를 표방하는 '토큰증권(STO)'과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증권성 가상자산'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이원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토큰증권 제도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구체적인 법제화 및 인프라 구축 단계에 진입한 반면, 가상자산의 본질적인 성격을 규정하고 단계별 규율 체계를 확립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정치적·산업적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 입법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이미 법적 근거가 마련된 STO 시장의 인프라 재편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미국 등 주요국의 선진적 규제 논리를 벤치마킹하여 국내 사업 모델의 법적 안정성을 선제적으로 구조화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2.1 토큰증권(STO)의 법제화 및 발행·유통 채널 인프라 재편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의 2027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최근 금융당국은 STO제도의 실질적인 구동을 위한 인프라 세부 설계와 더불어, 각 법률의 시행령과 감독규정에 반영될 실무 쟁점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개정 전자증권법: 분산원장 기술의 법제화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 신설
전자증권법 개정의 핵심은 분산원장 기술을 증권의 전자등록을 위한 공적 장부의 범주에 포함시킨 데 있습니다. 기존에는 증권의 전자등록이 중앙집중형 공적 장부인 전자등록계좌부에 의해서만 가능했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분산원장에 기재된 기록에 전자등록계좌부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발행인이 직접 분산원장을 관리하며 증권을 발행·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가 도입되어, 자기자본 기준(10억원 이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인력·기술적 설비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도 스스로 계좌관리기관이 되어 토큰증권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분산원장만 이용 가능하고, 분산원장 기반의 전자등록계좌부의 작성 및 관리 책임은 해당 계좌가 개설된 기관에 귀속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정법은 계좌관리기관이 분산원장 이용 시 사전에 전자등록기관에 통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전자등록기관은 언제든 고객계좌부를 열람·출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산원장에 등록된 주식과 기존의 방식으로 등록된 전자등록주식 간의 전환 절차를 마련했으며, 블록체인의 특성상 개인정보의 물리적 파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의2의 적용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개정 자본시장법: 투자계약증권의 유통 허용 및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제도 신설
기존의 자본시장법은 투자계약증권의 비정형성과 낮은 유통 가능성을 고려하여 증권사를 통한 유통을 금지해 왔으며, 이로 인해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만 허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통해 투자계약증권의 제도권 내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그 핵심은 다자간 거래 방식의 범위를 확대하고,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제도를 신설한 데 있습니다.
개정법은 금융투자협회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뿐만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춰 인가를 받은 장외거래중개업자를 통해서도 다수의 당사자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고(제166조 제1항), 특히,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장외거래중개업자에 대해서는 업무 단위 추가등록(제16조의2), 투자권유대행인을 통한 투자권유(제51조 내지 제53조), 신용공여(제72조)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두어(제166조제2항) 사업자가 유연하게 업무 범위를 확장하고 유통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반투자자의 거래 한도를 투자목적, 증권의 종류 등에 따라 구분하여 정하도록 하고(제166조 제3항), 장외거래의 구체적인 방법 및 결제 방법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제166조 제4항), 그동안 유통이 제한되었던 비정형적 증권이 제도권 플랫폼 내에서 거래되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2.2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과 선거 이후 전망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논의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을 둘러싼 당국과 업계의 갈등, 그리고 6.3.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일정과 맞물려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규제안의 핵심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개인은 20%, 법인은 34% 이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 규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대량의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지배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업계는 이러한 조치가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지분 제한 및 은행 중심(50%+1)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에 대해 원칙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6.3.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인 쟁점 조율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특히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예금 토큰의 보완적 발전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당국 간 협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동시에 미국에서 CLARITY Act가 상원 상임위를 통과하는 등 글로벌 입법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국내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 심사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여전히 뚜렷하여 연내 최종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3. 시사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은 입법과 행정 지침을 통해 가상자산의 유형별 증권성 기준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구체화하는 데 이어 상원 상임위 및 본회의 통과 등 가시적인 입법 성과를 내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토큰증권(STO)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지연으로 인한 비증권성 자산 영역의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사업자 및 금융기관은 미국의 GENIUS Act 시행규칙(NPRM) 최종안에 포함될 핵심 하위 규정의 구체화 동향 및 상원 상임위를 통과한 CLARITY Act 등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참조하여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국내 규제의 경우 2027년 시행 예정인 개정 법률의 취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되, 향후 발표될 시행령 및 감독규정상의 구체적인 인가 요건과 투자 한도 등 세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규제 당국의 유권해석이 확립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에서는 개별 사업 모델의 증권성 여부와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에 대해 보수적인 법률 검토를 선행함으로써 정책 변화에 따른 인가 리스크 및 사업 연속성 저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요구됩니다.
먼저, 2025년 7월 GENIUS Act가 미 의회를 통과한 이후, 이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행규칙을 제정하는 과정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고, 그동안 입법이 지연되고 있던 CLARITY Act의 상하원 타협안이 5월 14일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또한, 연준(Fed)의 CBDC 발행 권한을 제한하는 '반(反) CBDC 감시국가법' 역시 하원 본회의를 단독 통과한 이후, 최근 상원에서는 대규모 주택법안(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의 수정안 형태로 통합 발의되어 입법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아울러 2026년 3월 SEC와 CFTC가 공동 해석 지침을 발표해 가상자산의 유형별 증권성 판단에 관한 연방 증권법의 적용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2026년 1월 토큰증권(STO)의 제도화를 위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7년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가상자산 시장 규제의 핵심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제한하고 범죄 이력 등을 심사하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 강화'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입법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습니다.
이에 본 Tech Legal Insights에서는 미국과 한국의 최신 입법 동향과 규제 당국의 행정 지침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상자산 사업자(VASP) 및 금융기관이 급변하는 규제 환경 속에서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미국의 크립토(Crypto) 3법 입법 경과 및 통합 규제 프레임워크
미국 연방 의회와 행정부는 디지털 자산에 대해 국가 안보 및 금융 지배력 강화의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민간 중심의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여 미국 국채에 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국가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그동안 비판을 받아온 사후 적발 위주의 “집행에 의한 규제(Regulation by Enforcement)”에서 벗어나 포괄적 입법을 통해 시장 전반의 명확한 규율 체계를 확립하려는 기조가 핵심적인 정책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1. GENIUS Act의 제정 및 규제 이행 현황

2025년 7월 18일 서명 및 발효된 GENIUS Act(Guiding and Establishing National Innovation for U.S. Stablecoins Act)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차원의 포괄적 규율 체계를 수립한 최초의 법률로서, 스테이블코인을 지급 및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거나 그렇게 사용되도록 설계된 자산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주체(PPSI, Permitted Payment Stablecoin Issuers)를 연방 규제 기관의 승인을 받은 보험가입 예치기관(insured depository institution)의 자회사, 연방 차원의 인가를 받은 비은행 연방 적격 발행인, 그리고 주 적격 발행인으로 한정하고 있고, 이들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지급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미상환된 스테이블코인 총액 대비 최소 1:1 이상의 비율로 준비금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준비금은 현금 및 만기 93일 이하의 미국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구성해야 하며, 준비금에 대한 담보설정, 재담보, 그리고 모든 형태의 재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외국 스테이블코인 발행인의 경우, 해당 국가의 규제 및 감독체계가 미국과 상응하는(comparable) 수준이고,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등록이 되어 있으며, 미국 내 고객의 유동성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준비금을 미국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미국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 및 제공할 수 있습니다.
①재무부, FinCEN 및 OFAC :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인(PPSI)을 은행비밀보호법(BSA)상의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이에 따른 자금세탁방지(AML) 및 테러자금조달방지(CFT) 의무를 부과함. 또한
발행인이 실질적인 제재 준수 프로그램을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Genius Act가 요구하는 기술적 자산 통제(압류, 동결, 소각) 기능 탑재 등 특정 의무 사항들을 구체화함
②통화감독청(OCC) : 단일 금융기관에 대한 준비금 예치 비율을 40% 이내로 제한하고, 신규 설립 발행인의 경우 최소 자본금 500만 달러 요건을 적용함
③연방예금보험공사(FDIC) :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인(PPSI)이 식별가능한 준비자산을 유지하고, 발행인의 규모 등에 맞춘 자본 및 리스크 관리 요건과 표준을 수립할 것을 의무화함. 또한 준비금으로
예치된 자산에 대해서는 보유자에게 패스스루(pass-through) 방식의 예금 보험 적용을 배제함
1.3 Anti-CBDC Surveillance State Act 입법 현황
1.4 SEC-CFTC 연방 증권법 적용에 대한 공동 해석 지침 발표
2026년 3월 1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특정 가장자산 및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 해석 지침(Release 33-11412)'을 발표했습니다. 이 지침은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증권, 스테이블코인의 5가지 범주로 분류해 규제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16종의 자산을 '디지털 상품(digital commodities)'의 예시로 나열하며 이들은 CFTC의 관할 대상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분리(separation)' 개념을 도입해, 투자 계약에 따라 거래되었던 가상자산도 특정 소프트웨어 개발 마일스톤의 달성과 같은 발행인의 필수 경영 노력(essential managerial efforts)에 대한 진술 또는 약속이 충족되거나, 발행인이 더이상 그러한 진술 또는 약속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비증권성 상품'으로 지위가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정 ‘자산’과 그 자산이 판매되는 투자 계약이라는 ‘환경’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들에게 사업 단계별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규제에 부합하는 사업 모델을 구조화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프로토콜 기반 채굴(mining) 및 스테이킹(staking), 래핑(wrapping) 그리고 에어드롭(airdrop)과 같은 활동을 원칙적으로 증권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이 지침은 가상자산의 분류와 규제 관할에 관한 통일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의회 절차가 지연되면서 발생한 입법 공백으로 인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 한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현황 및 관련 입법 경과
현재 국내 규제 환경은 전통적인 자본시장 영역의 디지털화를 표방하는 '토큰증권(STO)'과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증권성 가상자산'이라는 양대 축을 중심으로 이원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토큰증권 제도는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구체적인 법제화 및 인프라 구축 단계에 진입한 반면, 가상자산의 본질적인 성격을 규정하고 단계별 규율 체계를 확립할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정치적·산업적 이해관계의 충돌로 인해 입법 교착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이미 법적 근거가 마련된 STO 시장의 인프라 재편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미국 등 주요국의 선진적 규제 논리를 벤치마킹하여 국내 사업 모델의 법적 안정성을 선제적으로 구조화 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2.1 토큰증권(STO)의 법제화 및 발행·유통 채널 인프라 재편
지난 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증권법)’ 및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의 2027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최근 금융당국은 STO제도의 실질적인 구동을 위한 인프라 세부 설계와 더불어, 각 법률의 시행령과 감독규정에 반영될 실무 쟁점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개정 전자증권법: 분산원장 기술의 법제화와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 신설
전자증권법 개정의 핵심은 분산원장 기술을 증권의 전자등록을 위한 공적 장부의 범주에 포함시킨 데 있습니다. 기존에는 증권의 전자등록이 중앙집중형 공적 장부인 전자등록계좌부에 의해서만 가능했으나, 이번 개정을 통해 분산원장에 기재된 기록에 전자등록계좌부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발행인이 직접 분산원장을 관리하며 증권을 발행·관리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가 도입되어, 자기자본 기준(10억원 이상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인력·기술적 설비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발행인은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도 스스로 계좌관리기관이 되어 토큰증권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은 분산원장만 이용 가능하고, 분산원장 기반의 전자등록계좌부의 작성 및 관리 책임은 해당 계좌가 개설된 기관에 귀속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정법은 계좌관리기관이 분산원장 이용 시 사전에 전자등록기관에 통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전자등록기관은 언제든 고객계좌부를 열람·출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산원장에 등록된 주식과 기존의 방식으로 등록된 전자등록주식 간의 전환 절차를 마련했으며, 블록체인의 특성상 개인정보의 물리적 파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의2의 적용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관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개정 자본시장법: 투자계약증권의 유통 허용 및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제도 신설
기존의 자본시장법은 투자계약증권의 비정형성과 낮은 유통 가능성을 고려하여 증권사를 통한 유통을 금지해 왔으며, 이로 인해 발행인이 직접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만 허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통해 투자계약증권의 제도권 내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그 핵심은 다자간 거래 방식의 범위를 확대하고, ‘장외거래중개업’ 인가 제도를 신설한 데 있습니다.
개정법은 금융투자협회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뿐만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춰 인가를 받은 장외거래중개업자를 통해서도 다수의 당사자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명시하고 있고(제166조 제1항), 특히,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장외거래중개업자에 대해서는 업무 단위 추가등록(제16조의2), 투자권유대행인을 통한 투자권유(제51조 내지 제53조), 신용공여(제72조) 등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두어(제166조제2항) 사업자가 유연하게 업무 범위를 확장하고 유통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일반투자자의 거래 한도를 투자목적, 증권의 종류 등에 따라 구분하여 정하도록 하고(제166조 제3항), 장외거래의 구체적인 방법 및 결제 방법 등을 대통령령에 위임함으로써(제166조 제4항), 그동안 유통이 제한되었던 비정형적 증권이 제도권 플랫폼 내에서 거래되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2.2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과 선거 이후 전망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논의는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정을 둘러싼 당국과 업계의 갈등, 그리고 6.3.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일정과 맞물려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규제안의 핵심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개인은 20%, 법인은 34% 이내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이 규제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대량의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지배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업계는 이러한 조치가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는 지분 제한 및 은행 중심(50%+1)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에 대해 원칙적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6.3.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인 쟁점 조율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특히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예금 토큰의 보완적 발전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당국 간 협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동시에 미국에서 CLARITY Act가 상원 상임위를 통과하는 등 글로벌 입법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국내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 심사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가 여전히 뚜렷하여 연내 최종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3. 시사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은 입법과 행정 지침을 통해 가상자산의 유형별 증권성 기준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구체화하는 데 이어 상원 상임위 및 본회의 통과 등 가시적인 입법 성과를 내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토큰증권(STO)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입법 지연으로 인한 비증권성 자산 영역의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사업자 및 금융기관은 미국의 GENIUS Act 시행규칙(NPRM) 최종안에 포함될 핵심 하위 규정의 구체화 동향 및 상원 상임위를 통과한 CLARITY Act 등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참조하여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국내 규제의 경우 2027년 시행 예정인 개정 법률의 취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되, 향후 발표될 시행령 및 감독규정상의 구체적인 인가 요건과 투자 한도 등 세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규제 당국의 유권해석이 확립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에서는 개별 사업 모델의 증권성 여부와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에 대해 보수적인 법률 검토를 선행함으로써 정책 변화에 따른 인가 리스크 및 사업 연속성 저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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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내용에 대해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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