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국환거래법 개정 배경
가상자산(virtual asset)의 국경 간 이전 업무에 대한 등록 의무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외국환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18829)이 2026. 5. 7.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습니다. 개정 법률은 2026. 6. 2. 공포되어,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부칙 제1조).
최근 핀테크 기술의 발전과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라 가상자산을 이용한 국가 간 자금 이동이 활발해졌습니다. 그러나 기존 외국환거래법은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가상자산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외환 거래를 효과적으로 규율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가상자산은 법정화폐와 달리 국경 간 이동에 제약이 적어 '환치기'나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정부와 국회는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건전한 외환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률 개정을 추진하게 되었는데, 이번 개정 내용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해외 이전·지급·결제 등 국경 간 자금 이동을 외환당국의 관리·감독 체계에 편입하기 위한 것으로서 가상자산이전업무를 영위하려는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별도의 등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개정 법률의 주요 내용과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 ‘가상자산이전업무’의 정의 조항 신설
개정 법률은 '가상자산', '가상자산사업자', '가상자산이전업무'에 대한 정의 조항을 신설하였습니다.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사업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정의를 따릅니다(제3조 제1항 제21호, 제22호).
'가상자산이전업무'는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의 매매나 교환 등의 행위를 통해 대한민국과 외국 간에 가상자산을 이전하거나,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로 정의됩니다(제3조 제1항 제23호). 이는 직접적인 가상자산의 이전뿐만 아니라 거래 구조나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규제 대상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구체적인 가상자산이전업무의 세부 범위, 등록요건, 자료제출 범위, 그 밖에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실무상 경과조치 등은 시행령 및 하위규정에서 구체화될 전망입니다.
나.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 의무 등 도입
'가상자산이전업무'를 영위하려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미리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을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제8조의2 제1항).
①「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완료
② 외국환거래, 지급, 수령, 가상자산 이전에 관한 자료를 처리하는 기관과의 전산망 연결
③ 그 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 및 전문인력 확보
가상자산이전업무를 등록한 자, 즉 ‘가상자산이전업자’가 그 등록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려 하거나 가상자산이전업무를 폐지하려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미리 그 사실을 신고하여야 합니다(제8조의2 제2항).
제8조의2 제1항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가상자산이전업무를 한 자(제8조의2 제2항에 따른 폐지 신고를 거짓으로 하고 가상자산이전업무를 한 자 포함)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위반행위의 목적물 가액의 3배가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목적물 가액의 3배까지 벌금이 가중될 수 있습니다(제27조의2 제1항 제1호의2). 그리고 제8조의2 제2항에 따른 변경신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변경신고를 하고 가상자산이전업무를 한 자에 대하여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제32조 제1항 제1호의2).
다. ‘가상자산이전업자’의 외국환거래법상 규율 체계 편입 – 보고, 검사, 자료제공 체계 정비
이번 개정 법률의 핵심적인 변화 중 하나는 가상자산을 통한 국경 간 자금 이동을 기존 외환거래와 유사한 수준으로 통제하기 위해 '가상자산이전업자'를 외국환거래법상 감독 체계 내로 편입하였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규제 사각지대가 해소되고 보다 투명한 관리·감독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1) 보고 및 검사 권한 법제화
외환당국이 해당 ‘가상자산이전업자’의 영업 현황 및 재산 상태를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외국환업무취급기관 등 검사 대상 기관에 '가상자산이전업자'를 명시적으로 추가하여 관리 감독의 실효성을 강화하였습니다(제20조 제3항).
한편 기존에는 가상자산사업자의 외환거래 관련 행위에 대해 외환당국이 직접적으로 조사하거나 자료를 요구할 권한이 다소 불분명했습니다. 그러나 개정 법률은 재정경제부장관과 한국은행총재 등이 등록된 가상자산이전업자에게 업무상 필요한 보고나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신설했습니다(제20조 제2항).
2) 유관기관 사이 정보공유체계 구축
개정 법률은 재정경제부장관이 가상자산이전업자 등으로부터 수집한 '가상자산 이전에 관한 자료'를 국세청장, 관세청장,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금융·과세 감독기관에 직접 통보하거나, 한국은행총재, 외국환업무취급기관등의 장, 세관의 장,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로 하여금 금융위원회, 국세청장 등에게 통보하도록 할 수 있도록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제21조 제1항).
이처럼 유관기관 간 정보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됨에 따라 외환당국뿐만 아니라 과세 및 금융감독당국 역시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동 흐름을 입체적으로 교차 검증하고 상시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라. 그 밖의 주요 규제 정비
개정 법률은 가상자산이전업무에 대한 등록제 도입 등의 조치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규제를 정비했습니다.
1) 지급절차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
그동안 가상자산의 국내외 시세 차이(이른바 '김치 프리미엄')를 노린 차익거래 등 부당한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외국환거래법상의 지급·수령 절차를 위반하더라도 불법행위로 얻는 막대한 수익에 비해 적발 시 부과되는 제재가 '과태료' 처분에 그쳐 제재의 강도가 약하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이번 개정 법률은 부당한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환전, 송금 등 지급절차를 위반하여 자금을 이동시킨 경우, 기존의 과태료 처분에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제재 수위를 높였습니다(제29조 제1항 제7호).
2) 자본거래 정의 정비
종전 외국환거래법은 해외지사 등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경비를 자본거래에서 제외하면서 자본거래에 포섭되는 개념인 해외직접투자에는 포함시키고 있어 법체계상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개정 법률은 해외지사 등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경비가 자본거래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명확히 하였습니다(제3조 제1항 제19호).
3) 전문외국환업무취급업자 등록 취소 근거 마련
개정 법률은 전문외국환업무취급업자가 업무범위 등을 위반하여 외국환업무를 영위한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습니다(제12조 제1항 제4호).
4) 외환건전성부담금 이의신청 절차 및 존속기한 정비
개정 법률은 외환건전성부담금 납부고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하도록 하고, 재정경제부장관은 접수 후 14일 이내에 결과를 통지하도록 하며(제11조의3), 정부의 「부담금 정비 및 관리체계 강화방안」에 따라 외환건전성부담금(비예금성외화부채에 부과되는 부담금)에 대해서도 존속기한을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였습니다(제11조의4).
이번 외국환거래법의 개정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국경 간 자금 이동을 외국환거래법의 규율로 포섭함으로써 외환거래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거래를 감독·검사 및 자료공유 체계에 포함시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이용한 차익거래나 불법 자금세탁 시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상자산사업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규제 준수 의무가 부과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와 입출금을 지원하거나 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거래 구조에 따라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사의 서비스가 등록 대상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아울러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 시행 전까지 등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외환정보집중기관과의 전산망 연결, 보고 체계 구축, 내부통제 체제 정비 등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하위 법령과 규정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단계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국회는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부대의견을 통해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전’이라는 용어가 매매‧교환‧이전‧보관‧중개 등 모든 가상자산 거래를 포괄하는 ‘광의’의 의미와 가상자산 전송에 한정된 ‘협의’의 의미로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관련 법률 용어를 명확히 정비하도록 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가상자산이전거래(업무)의 해석이나 규제 범위에 관한 법령이 정비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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